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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리뷰

마리 앙투아네트

  소피아 코폴라 감독 연출 2006년작

한마디로 졸작 그 자체다. 

영화 제작비가 4천만 달러라니..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인테리어나 소품, 복장들에 대부분 투자했나 보다. 웃긴 건 손익분기점을 다행히 넘겼다는 점이고, 이런 졸작을 한국에서 만 명이나 보았다는 점이다. 호기심 관객수만 동원해도 만 명은 넘으려나.. 

 

프랑스혁명의 억울한 희생자였던 그녀는 당시 프랑스인들에게 사치의 대명사, 나라를 망친 원흉, 문란한 사생활을 즐긴 음탕한 오스트리아의 요부로 인식되었는데, 이 영화도 이 부분을 크게 부각한듯하다. 무료하고 단조로운 왕실 생활, 의지할 사람 없는 타국에서의 외로움, 부부관계에 둔감하고 소극적인 루이 16세. 이런 환경적 요인들은 본래 명랑하고 사교적인 마리로 하여금 일탈을 유발하게 했으리라. 도박을 하고, 보석을 수집하고, 파티에 참석해서 사교에 치중하고, 스웨덴 백작과 불륜을 저지르고, 

 

백작과 불륜을 하기위해 요염한 자태를 뿜고있는 마리역의 커스틴 던스트

혁명은 마리 잘못이 아니다. 마리는 그저 희생양일 뿐,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봤을때 여성은 그저 보모 역할에 한정적이었을 터. 정치는 남성 중심의 활동 무대였고, 여성들은 정치적 참정권은 커녕 정치참여의 통로였던 사교클럽 출입도 제지당했으니까, 프랑스혁명 이후 세력의 중심이었던 자코뱅당의 이념이 반페미니즘이었다니 말 다했다.

결론적으로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남편 루이16세의 무능. 그의 할아버지 치세 말기부터 잦았던 전쟁과 사치로 고갈되어온 국가재정이 혁명의 시발점이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던 점, 조세개혁을 통해서 난관을 극복하려했으나 기득권들의 반발과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결론을 못 내린 점, 평민이 중심이 되어 결성된 국민 제헌의회를 인정하지 않고 탄압한 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운 아다.

 

성난 군중들이 농기구를 들고 베르사유 궁전 앞에서 시위하는 장면과 이를 피해 새벽에 마차를 타고 도망가는 장면 이 두 신을 제외하면, ( 제법 러닝타임이 길었는데, 화려했던 시절에 대비하여, 암울한 모습을 부각하려 한 듯한 계산된 연출로 보이나, 역시 무리수라고 본다 ) 영화 속은 온통 화려한 패션과 음식, 도박, 파티 일색이다. 물론 시간이 아까워 SKIP 하긴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긴장감이 감돌고 역사적 흥미를 유발하는 극적 연출을 부각했으면 좋았을 터. 그녀의 화려한 사생활에만 치중하여 졸작이 돼버린 것이 아쉽다. 군중들의 바스티유 습격사건이나 기요틴에서 처형당하기 직전의 모습들을 추가했다면 감동이나 여운이 남았을지도. 영화는 픽션이 가미될법한데 이 영화는 너무 논픽션에 치중하고 역사적 사실들을 단편화한 듯.

 

부채의 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