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줜님 2020. 6. 1. 22:37

새삼 느끼는 거지만, 신은 내게 행복은 주지 않은 것 같다.
앞자리가 바뀌면서 요즘 많이 외로움을 느낀다.
모임을 나가봐요, 운동을 시작해봐요, 좋아하는 걸 찾아봐요..

마음이 적적하고 쓸쓸한데도
생각만큼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이찬원의 '시절 인연' 가사처럼
인연조차도 오고 감 때가 있으니 미련일랑 두지 말고
좋았던 기억 마음만 품고 바람 물처럼 살아가라니
맘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교보문고 사이트에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니 나열되는 여러 권의 책들
그중에 눈에 띄는 책 한 권이 보였으니 저자 서인국 님의 행복의 기원.
서문을 읽으니 내가 가진 의문을 풀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책을 구매해보았다.
e북으로 구매한터라 종이책 표지에 적힌 저자의 이력을 못 봤었는데
대학에서 '행복의 과학'이라는 강의를 열었는데
'이 강의 들어도 행복해지지 않아요'라는 경고에도 불구
수강 대기자만 700명이 넘었다는 유명 인사였다.

 

이 책은 말한다,

인간은 침팬지와 같은 동물이며

행복은 (저자는 행복의 다른 말로 쾌감이라 칭했다)

좋은 감정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진 경험적 소산물이고

그것은 동물의 원초적인 본능에 충실히 의거

유전적으로 외향적인 기질일수록

행복할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행복의 비중은 대부분 음식과 사람에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행복하고

이성과 맨살을 맞닿을때 행복하며

존중받고 인정받을때 또한 행복하다.

인간은 의식적인 행위(생각)에 치중하기보다

무의식적인 흐름안에서 대부분의 삶을 영위해왔기에

이는 생존본능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작용이다.

시중에 넘쳐나는 '생각을 바꾸라'는 행복 지침서를 가장한 서적들은

애초부터 말장난에 불과한 영양가 없는 잡서이며

결국, 행복은 인생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피카소는 캔버스에, 바흐는 악보에 생을 바쳤지만, 이런 행위는

동물이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 중략 ...

본인조차도 의식하지 못하지만, 상당 부분은 짝짓기를 위함이다.

이것이 밀러를 비롯한 최근 진화심리학자들이 내놓은 파격적인 대답이며,

현재 많은 학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견해다.

... 중략...

멋진 마음을 가진 자들이 인간의 짝짓기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

... 중략...

유전자를 남기기 위함이다. 

ㅡ Chapter 3 다윈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행복


내가 그동안 누려온 취미들도 모두 짝짓기를 위한 것이었나

음악동호회에서 순수하게 음악을 하러 오는 이가 몇이나 있겠는가

모두 이성 낚으러 오는 거 아니겠는가

짝짓기에 성공한 사람들은 활동을 접고 하나둘 사라졌고

그렇게 동호회의 존재는 잊혀 갔던가


사람이라는 동물은 극도로 사회적이며,

이 사회성 덕분에 놀라운 생존력을 갖게 되었다.

그의 뇌는 온통 사람 생각뿐이다.

희로애락의 원천은 대부분 사람이다.

... 중략...

사회적 경험과 행복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 중략...

행복은 사회적 동물에게 필요했던 생존 장치라는 것이다.

ㅡ Chapter 4 결국은 사람이다


고로, 사람과 가까이하지 않는 부류는

일찍 죽는다는 것이 합당한 이론인 듯

내 주변만 둘러봐도 행복한 사람들은

늘 웃고, 활동적이며,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음식도 맛있게 먹고, 사랑도 뜨겁게 하고, 호탕하고 웃고

기질이라는 것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이고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향적인 기질인 나로서는 행복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버거운 여정일 듯하다.

 

 

저자는 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개인주의를 꺼내며

개인주의 문화에서 자유 감이 특히 높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유 감: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사는 것)

요즘 좋은 회사라 일컬어지는 덕목(?)들을 엿보면

개인의 시간을 침해(?)하는 회식, 송년회, 사내 동호회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내가 재직 중인 회사도 좋은 회사가 되긴 그른 것 같다.

예전 팀원 한 명이 밥만 먹고 조용히 사라졌었는데

그 태도가 이젠 이해가 가는 것 같다.

'라테는 말이야' 사고를 지닌 꼰대는 사라져야 한다.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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